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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하영 워너비

성하영 워너비 / 이직 준비 중 23 겨울 폴인스페인 16

저는 평소에도 자잘한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입니다. 3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예기치 못하게 긴 쉼이 생긴 바람에 의미 있는 시간을 찾다가 혼자 해외여행에 도전해볼까 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.

지원서를 쓰기 전엔 단순 ‘혼자’ 라는 도전이었는데, 지원서를 쓰면서 이 여행을 통해 내가 무얼 찾고자 하는지, 어떤 것을 얻어갈 건 지에 대해 사유하기 시작했습니다. 사실 여행을 하면서도, 여행의 막바지에도 의미 있는 ‘무언가’를 찾진 못했습니다. 후에 나에게 쓰는 편지에 [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면 그걸로 됐다, 고민과 걱정들로 또는 영감과 발견을 위해 애써온 나에게 유의미. 보다 충분히 값진 무의미한 시간이었을 테니 수고했다] 라고 한마디 해줬는데 그게 이번 여행의 결말이었던 것 같습니다.

아, 한 가지 얻은 게 있다면 사회에선 항상 막내이던 제가 어쩌다보니 맏언니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비록 혼자 왔고 혼자라는 도전이었지만 함께의 기쁨과 소중함, 동생들이지만 존경심도 생겼고, 나처럼 되고 싶다는 조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.

이렇게 아무런 고민과 스트레스 없이 지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. 오늘 뭐 먹지? 오늘 어디 가지? 이런 행복한 고민들로 2주를 살아간 것 같아요.

지금도 여행이 꿈이었던 건지 한국에 있는 지금이 꿈인지 현실 부정 중입니다. 너무 알차고 행복했던 시간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참가하고 싶습니다.

그때까지 또 열심히 살아볼게요!